우린 친구잖아!    
등장 인물 분석

창우 : 아버지가 편찮으시고, 어머니가 파출부해서 버는 돈으로 살아간다. 하필 어머니가 파출부 하러 가는 집 이 같은 반 용호 집이다. 그것을 구실로 용호는 창우를 괴롭힌다. 성적이 좋지 못하며, 친구들의 돈 자랑 에 주눅이 들어 있다. 괴롭히던 용호를 때리고는 학교를 그만두려 한다.

반장 : 반장으로 오로지 과학고를 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장으로서의 책임이나 "정의"에 대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창우의 처지를 목격하곤 반장으로서 서려한다.

용호 : 사고뭉치다. 책임감과 나쁜 행동에 대한 죄의식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미루기 일쑤다. 부유한 가정의 아이로 창우 어머니가 자기집 파출부로 일하는 것을 빌미로 창우를 괴롭힌다.

현정 : 세상을 아주 비관적으로 본다.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하면서 부모와 선생님에게 반항하기 위해 일부러 공부를 안한다. 곧 외국으로 유학 갈 거라면서 학교 생활을 장난하듯이 지내며, 다른 아이들의 고민도 아 주 사소하다는 듯이 비웃는다.

민경 : 현정이가 하는 게 멋있어 보이니까 따라하는 푼수다.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없으며, 남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잠시도 못 참고 말하고 만다. 비싼 과외도 해봤지만 효과가 없자 부모는 대학을 보내기 위 해 예능 쪽 소질이라도 계발해보려 하지만 워낙 게으르다.

길성 : 어머니가 안 계시고, 아주 내성적이다. 성실하면서도 성적이 안나오며,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다. 아버 지가 고생하시는 것에 대해 늘 안쓰러워 한다. 창우를 진정으로 염려해 준다.

은혜 : 작년 반장을 했던 아이로 올해 반장이 아무 일도 하지 않자 대신 열심히 하는 아이다. 남의 말을 잘 들 어주며, 다정해서 아이들의 인기가 높다. 연예계나 음악, 영화, 책에 대한 지식이 남다르다. 하지만 속으 론 현정이 패거리(현정, 민경, 용호)를 미워하며, 학급의 잘못된 분위기에 불만이 많다.

담임 :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일상에 관심이 많고 이해하려 한다. 하지만 학교 행정이나 학부모 등쌀, 입시 위주의 교육에 지쳐있고, 특히 성적이나 문제아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창우 일이 터지면서 주춤거렸던 자신을 반성하고 창우를 진정 이해하려 한다.

김선생 : 권위적이다. 아이들은 이래야 한다면서 틀에 박힌 모습을 요구한다. 문제아에게는 아주 엄격하며, 시범 적으로 걸린 아이는 가차없이 짤라야 한다고 믿는다.

용호 엄마 : 담임이 돈 봉투를 안 받을 때부터 미워하기 시작했으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담임에게 압력을 넣는 다. 용호가 잘못했을 때도 창우를 끌어들여 처벌을 피해 보려 한다.

경찰 : 목소리만 나온다.

무대 형태

관객



교탁




용호


창우

반장

현정

민경


길성

은혜

관객

교무실(락카페, 공원)

관객





#1. 교실, 5교시 후 쉬는 시간

아이들은 수업으로 지쳐 있는 모습이다. 현정이 자리 주변이 시끄럽다.

현정 : (자리에서 일어나 뒷 책상에 걸터앉으면서) 건데 오늘 가는 것 맞지!

민경 : (돌아앉으며) 걱정 마! 자리 마련해둔다고 했어!

용호 : (일어나서 기분 좋아하며) 야! 돈이 얼마나 들었다고. 하지만 오늘 정말 끝내 줄 꺼야!

현정 : 남녀 짝 맞춰 오라고 하지 않았니?

용호 : 걱정 마!

민경 : 누가 같이 간데? 반장?

현정 : 그 샌님이!

용호 : 창우!

현정·민경 : (놀라며) 우와! 걔가 간다고? 안 믿어진다.

용호 : (들으라는 듯이) 창우는 내 말을 안 들을 수가 없지!

셋, 아주 음흉한 웃음 소리를 낸다. 그러는 바람에 김선생이 들어 왔다는 것도 모른다.

김선생 : (역정부터 낸다) 13반은 이래서 안돼! 이게 뭐야? 자리에 앉아!

반장, 어디 있어, 내가 지난 시간에 뭐랬어?

반장, 주춤거리며 일어서서는 말이 없다.

선생 1 : (반장에게 다가가서는) 수업 시작하기 전에 반장이 앞으로 나와서

책상 줄 맞춰 놓고, 조용히 시키고, 책 꺼내게 해서 읽히라고 했지!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되는 거야?

반장이 자기 일만 하면 왜 반장인가? 선생님 도와 학급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들어가는 반 중에 13반이 제일 엉망이야!

(반장 얼굴보고는) 앞으로 똑 바로 해!

수업이 시작된다. 늘어지는 음악을 배경으로 깔면서 팬터마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방적인 수업이다. 선생님은 계속 여기저기 가리키며 습관적으로 야단치고, 현정이 패거리는 그 와중에서도 요리조리 피하면 서 계속 수군거린다.

수업이 끝나고 김선생 퇴장한다.

은혜 : (일어나 자기 일만 하고 있는 반장에게 다가간다) 많이 속 상했지?

반장 하면 다 그런 거야!

반장 : (고개 숙인 채) 난 신경 안 써!

은혜 : 그래! 니 마음도 알 것 같아. 하지만 우리 반 분위기에 문제는 있어.

반장 : (역정을 낸다. 마치 김선생에게 하고 싶었다는 듯이) 이래서 난 반장이 싫어!

누가 반장 시켜 달랬어? 내 할 일만 잘하면 돼지 이게 뭐야.

(현정이 패거리 가리키며) 그리고 우리반 분위기 그건 쟤네들한테나 물어 봐!

반장, 계속 자기 공부한다.

은혜, 현정이 패거리들을 보며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다가간다.

은혜 : 현정아, 민경아 너네만 불우 이웃 돕기 성금 안 냈거든!

담임 선생님께서 오늘 까진 완납해라고 하셨어!

현정 : (쌀쌀맞게) 없어!

민경 : 나도!

은혜 : (애써 참으면서) 정말 돈 없니?

아까 들으니까 오늘 어디 놀러갈 모양이던데…

너네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 반이 또 꼴찌하면 어떡하니?

현정 : 야, 니가 뭔데 우리 놀러 가는 것까지 간섭이야?

그리고 성금이란 원래 자발적으로 내고 싶은 사람만 내는 거 아냐? 난 돈 있어도 못 내!

민경 : 그래!

은혜, 기가 막히다 는 듯이 자리에 와 앉는다. 그런 은혜를 현정이 들으라는 듯이 쏘아댄다.

현정 : 지까짓게 반장도 아니면서 왜 설쳐!

용호 : 야! 듣겠다.

민경 : 그래! 은혜가 하고 싶어 저러니 반장이 아무 것도 안하니까 저러지!

현정 : (비꼬듯이) 웃기지 마!

저 여우같은 게 저렇게 해서라도 담임한테 잘 보이려는 수작인 걸 모를 줄 알고! 하지만 다 소용없어.

은혜, 자리에서 몸을 부르르 떤다.

길성 : (은혜에게) 너무 속상해 하지 마!

은혜 : (탄식하며) 우리 반엔 주인이 아무도 없어!





#2. 담임 종례 시간

담임 등장한다. 성적 꼬리표를 들고 있다. 아이들 일순간 긴장한 표정이다.

담임 : 지난 번 시험 성적 확인표가 나왔다.

성적 정정은 내일 점심 시간까지 받겠다고 한다. 자!

담임, 아이들 자리를 돌아다니며 성적 확인표를 나눠준다.

관객석에도 가서 잘했니, 못했니, 올랐니, 내렸니 하면서 성적표를 나눠준다.

반장 : (자리에서 일어나며) 선생님 이상해요. 이거 제 성적표가 아닌데요!

(관객석 바라보며) 야! 너희들도 아니지?

은혜 : 선생님, 또 지난 번처럼 남자 번호랑 여자 번호랑 헷갈리신 것 같은데요.

현정 : (받은 성적표를 흔들면서 일어선다) 야! 국어 48점, 수학 52점, 영어 51점…

(비웃으며) 누구야?

창우, 얼굴이 시뻘개져선 현정이한테 와서 가져간다. 아이들 은근히 비웃는다.

민경 : (현정이를 흉내낸다) 와! 국, 영, 수 올 백 이건 누구야?

반장, 은근히 기분 좋다는 듯이 와선 가져간다. 아이들 부러운 눈치!

용호 : (성적표를 들고 환호하듯이) 야! 국어 75점, 수학 55점, 영어 81점…

후 수학이 개판이네! 이거 주인!

은혜 : 용호야, 그렇게 말하지 마!

용호 : 니 꺼였어?

은혜 : (화난 듯이) 내꺼면?

길성 : (조용히 일어나 다가와선) 내 꺼야.

길성, 성적표를 받아 와선 자리에 엎드린다.

담임, 자신의 실수가 가져온 사태를 깨닫곤 당황해한다.

담임 : 자, 아직 주인 못 찾은 성적표는 가지고 나와라. 다시 나눠주겠다.

담임 : (자신의 실수를 애써 변명하려는 듯이) 성적은 너희들이 노력한 결과다.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는 걸 깨닫곤) 물론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말이 이상한 데로 흘러가는 것에 놀라서) 하여튼 이번 성적표를 보고 자신의 생활에 대해 많이

반성해 보길 바란다. 잊지 마라, 내일 점심 시간까지 확인 마감이다.

이 때, 복도에 용호 엄마 와서 용호에게 손짓을 한다.

용호 : 선생님, 우리 어머니 오셨는데요?

담임 : (급히 나가며) 자, 청소 당번 누군가?

엎드린 길성 다시 바로 앉으며 손을 든다. 용호 같이 든다.

담임, 미안한다는 듯이 길성이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나가선 용호 엄마와 함께 퇴장한다.

아이들, 가방을 챙기면서도 생각은 온통 성적표에 파묻혀 있다

민경 : (가방 챙기는 척 하며 현정이꺼 훔쳐보다가 놀란다) 야 너 왜 그래?

왜 이리 떨어졌어?

현정 : (볼 테면 보라는 듯이 민경에게 던지며) 자 맘껏 봐!

곧 이 나라를 뜨실 몸이 이까짓 성적에 신경 쓰게 됐니?

민경 : 부럽다, 부러워! 나도 엄마한테 졸라서 외국 보내 달라고 할까?

용호 : (급히 반장에게 뛰어간다) 야 반장! 축하한다. 이번에도 전교 1등이겠네. 과학고는 맡아놨구나!

(자신에게 별 관심 없는 반장에게 추근댄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성적이 좋으냐, 비결 좀 가르쳐 주라!

반장 : (신경 쓰지 않고 가방 챙긴다) 나 바빠!

용호 : 그러지 말고, 오늘 나 돈 있거든(자기 주머니를 툭툭 친다) 가르쳐만 주면 그냥 안 있을께!

이 성적표를 그 놈의 과외 선생이 보면, 으∼

반장 :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곤) 그렇게 알고 싶어? 가르쳐 주면 조용히 할래!

용호 : 어디 조용히 하다 뿐이냐. 니 말은 다 들으께!

반장 : 그 비결은…

용호 : 그 비결은?

가방 챙기며 일어나던 아이들, 모두 긴장하며 쳐다본다.

반장 : 그 비결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거야! 나 바빠 학원 가야 하거든

반장, 비웃듯이 웃고는 나간다.

용호, 나가는 반장에게 그래 너 잘났다는 식으로 제스츄어한다.

현정 : 용호야, 반장은 매일 강남에 있는 학원까지 가.

그렇게 돈을 퍼부어 대니 성적이 안 나올 수가 있니! 또 선생한테는 얼마나 갖다 바쳤을라구…

용호 : 나도 한 달에 과외 선생한테 80만원씩 갖다 바치고,

우리 엄마도 저렇게 자주 나오시는데 왜 그렇지?

민경 : 그런다고 아무나 성적 올라가니? 돌이 컴퓨터 되는 거 봤어?

아예 나처럼 일찍부터 예능계로 방향을 바꿔 봐!

용호 : 그렇지만 민경이 너는 지지난 달엔 바이올린 하다가 지난 달엔 플롯, 요번 달엔 미술을 하는데

왜 그러니?

민경 :(두 손을 모으고 뽑내려는 폼을 하면서) 난 원래 다방면에 걸쳐…

현정 : 소질이 없거든!

용호, 현정이 큰 소리로 웃는다.

용호 : (창우를 보며) 야 창우야! 오늘 청소 니가 대신 해.

그리고 7시 약속 잊지 않았지! 우리 집 버스 정류장까지 나와!

현정이 패거리 나간다. 은혜, 길성이와 정겹게 인사하며 나간다.

길성이, 창우와 청소한다.

길성 :(안타깝다는 듯이) 창우, 너 왜 용호한테 꼼짝 못하니? 니가 용호 종이니?

창우, 묵묵히 청소한다.

길성 : (답답하다는 듯이) 그리고 오늘 걔들이랑 어디 갈거니?

창우 : (어두운 표정으로) 그냥!

창우와 길성이 청소를 마치고 나서면 마침 복도로 나온 담임과 용호 어머니와 마주친다.

용호 어머니 옆의 학생들을 못 봤는지 계속 봉투를 내민다.

용호어머니 : (봉투를 크게 흔들면서) 아 지난 번에도 사양하시고,

제가 담임 선생님 뜻은 충분히 아니까 아무 부담 가지지 마시고 받으세요.

담임 : 용호 어머니, 이러시면 안됩니다. 제가 그 뜻은 잘 알고 있겠습니다.

용호 어머니, 담임과 계속 실갱이 하다가 길성과 창우를 보고는 겸연쩍어 한다.

담임 : (기회라는 듯이) 그래 길성이와 창우, 청소 다했니? 어서 가거라. 내가 올라가보마.

용호어머니 : (담임, 황급히 사라지면) 건방진 것, 지가 잘 나면 얼마나 잘 났어!

용호 어머니 거만하게 퇴장, 길성, 창우 안타깝게 쳐다본다. 퇴장





#3 성인용 락 카페

시끄러운 음악 소리 들린다.

갑자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 비명 소리, 황급히 도망가는 소리

경찰 :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마이크 소리로) 주민 등록증 없는 사람은 나와!

민경 :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현정아! 어떡해?

용호 : (역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야 야 창우야! 어디 있냐?

경찰 :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마이크 소리로) 너희들 이리 나와! 이놈들 어린 것들이… 너희들 어느 학교야!





#4 다음 날 교무실 앞 복도

현정이 패거리, 창우 서있다.

민경 : 어쩜 좋아!

현정 : 울지 마! 설마 우릴 짜를라구?

용호 : 야 넌 걱정도 안돼?

창우야! 부탁이야 니가 돈 냈다고 그래 응? 집에서 그 돈 갖고 나온 줄 알면 나 아버지한테 맞아 죽어!

창우, 대답 없이 고개를 숙인다.

현정 : (용호를 보며) 걱정 마! 너네 엄마 학교에서 뭐 맡고 계시잖아! 너한테 함부로 못할걸!

김선생, 아이들을 부른다.

김선생 : (담임과 같이 서선) 너희들 쓴 맛 좀 볼래!

이것들이 머리에 피도 안 말라 가지곤 어딜 다니는 거야, 다니길!

그런 곳에 학생들이 들어가도 돼 안돼?

담임 : 돈은 어디서 났니? 용호 너니?

용호 : (재빨리) 아뇨, 창우가요!

담임 : (창우를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며 한쪽으로 끌고 간다) 손창우!

창우 : 네

담임 : 넌 이번 공납금도 못 내서 독촉장을 받은 걸로 아는데,

그런 곳에 갈 돈은 있다니 이해가 되질 않는구나?

정말 네 돈이니?

창우, 아무 말을 못한다.

담임 : 너희 집에 전화 해봐야겠다.

창우 : (애원한다) 선생님 제발 전화하진 말아주세요.

담임 : 그럼 나한테 얘길 해야지!

담임, 창우를 데리고 한쪽으로 가선 얘기를 듣는다.

담임 이야기 중간중간에 용호를 째려본다. 용호 잔뜩 겁먹는다.

담임 : (창우 이야기를 다 듣고는 현정이 패거리에게) 너희들 먼저 올라가 있어.




#5 교실

현정이 패거리 교실로 와서 앉는다. 용호 혼자 서서 흥분해 있다.

창우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현정 : (책상 위로 가방을 던지며 짜증을 낸다) 도대체 뭐야? 아침부터 기분 망치게!

민경 : (자리에 펄썩 주저앉으며) 재수 없어, 정말!

현정 : (옷과 머리를 매만지며) 지금 어떤 세상인데 이따위로 사람을 얽어매는 거야?

민경 : (용호를 보며) 야 넌 왜 그래!

용호 : 이 자식이 말했을 거야!

민경 : 뭘!

용호 : 몰라!

현정 : 야 어제 돈 어디서 났니? 창우가 낸 거 아니잖아!

용호 : 몰라도 돼!

창우, 들어선다.

용호 : (다짜고짜 몰아붙인다) 야 이 거지 새끼야! 불쌍해서 그 동안 봐줬더니 사내가 그걸 말하냐?

창우 : (놀란 듯이 용호를 본다) 뭐?

용호 : 이 거지 새끼야! 너 담임한테 다 불었지? 내가 아버지 돈 훔쳐서 나왔다는 거 말야!

(용호, 아차 한다. 할 필요도 없는 말을 괜히 먼저 말한 것이다)

현정 : 야 그 돈 훔친 돈이었어?

용호 : (자신이 실수해 놓고도 창우에게 더욱 신경질이다)이 거지 새끼! 지저분한 건 저희 엄마하고 똑같애!

창우 : (다가와서는 용호의 멱살을 잡는다) 야 너 말 다했어!

방금 말한 거 취소해

용호 : 못한다. 왜!

니가 거지 새끼니까 너희 엄마도 거지 아냐! 파출부나 하는 주제에!

창우 : 이 자식이!

창우, 용호 턱에 주먹을 날린다. 용호 맞고는 완전히 쓰러진다.

용호 : (혹시 코피라도 났는지 자신의 얼굴을 만지면서 악을 쓴다)

저 자식이 폭력을 썼어! 반장, 선생님께 말씀 드려!

창우, 교실을 뛰쳐나간다. 길성이 용호를 따라 나간다. 반장, 머리를 감싸고 외면한다.





#6 학교 밖 공원

창우, 벤치에 앉아 울고 있다. 길성 다가온다.

길성 : (조용히 다가온다) 나라도 때렸을 꺼야!

창우 : (일어선다) 넌 몰라!

창우, 잠시 말을 못 잇다가 아주 억지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창우 : 아버진 편찮으셔. 아무 일도 못하셔. 약값이나 축낸다고 우리에겐 항상 죄인처럼 사셔.

어머닌, 어머닌…

길성 : 그건 부끄러운 게 아냐!

창우 : 그게 아냐!

어머니가 용호네 집에서 파출부를 하시는 걸 처음엔 몰랐어.

그런데 일요일날 어머니가 반찬거리 가져갈게 많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용호네 집인걸 알게 됐어!

어머닌 글씨를 못 읽어! 그래서 서툴러!

그런 어머니 약점을 알고는 용호 그 자식이 그러잖아!

자기 말 안 들으면 학교에 다 알리고 우리 어머닐 쫓아낼 거라고

참았어!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알기 때문에

하지만… 아무리 그렇지만… 어머니를 욕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길성 : 몰랐어! 네게 그런 아픔이 있었다는 걸

그렇지만 난 말야! 그런 어머니도 안 계셔.

한번만이라도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네겐 소중한 부모님이 다 계시잖아.

부모님을 봐서라도 한번 더 참아! 학교로 돌아가자!

창우 : 난 안 돌아가!

더이상 학교를 다닐 힘이 없어!

난 공부도 못하고 비싼 과외도 못하고, 현정이처럼 부모가 유학 보내 줄 형편도 못 돼!

어차피 대학도 못 갈텐데 학교는 왜 다녀!

차라리 취직하고 돈 벌어서 어머니 편하게 해드리고, 아버지 약 사드릴거야.

(길성을 보며) 너 선생님께 말씀 드려! 나 학교 안 다닐꺼라고!

길성 : 바보야. 지금 네가 하려는 게 너희 부모님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니?

한 사람의 당당한 어른으로 먼저 성장해.

지금 이 시간들은 네겐 다시는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시간들이란 말야.

힘들더라도 꼭 이겨내야 해.

창우 : 난 이미 결심했어. 미안해!

길성, 창우를 부르지만 창우, 급히 뛰어간다.

#7 교무실

담임, 가운데 앉아 있고 김선생, 용호 어머니 양 옆에 서 있다.

용호어머니 : 선생님, 어떻게 일 처리를 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막 하셔도 됩니까?

우리 용호는 피해잡니다. 창우놈이 학교를 안 나오지 않습니까? 지가 잘못을 했으니까 못 나오는 게죠.

그런데 왜 얻어맞기까지 한 우리 용호를 벌주시는 겁니까?

이러시면 정말 섭섭합니다.

김선생 : 원인이야 어찌됐건 소행이 나쁘지 않습니까?

잘못을 한 주제에 반성은 커녕 교실에 올라가자 마자 주먹질이나 해대고

거기다 학교까지 안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건은 다른 아이들에게 아주 나쁜 영향을 주기 쉽습니다.

제적 조치를 밟아야 합니다.

담임 :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전 창우를 기다릴 겁니다.

김선생님 아무튼 저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그 놈 참 멋있는 놈입니다.

그리고 용호 어머니 맞을 놈은 맞아야 하는 겁니다.

담임, 흥분한 용호 어머니와 김선생을 뒤로 하고 껄껄 웃으며 나간다.

김선생, 용호 어머니 그 뒤를 이어 퇴장한다.





#8 교실

현정이 패거리 계속 시끄럽다.

현정 : 야 내가 뭐랬니? 근신 밖엔 못 주잖아!

용호 : 창우 이 나쁜 자식, 날 치고 지가 무사할 줄 알어?

이런 자식은 짤라야 돼!

은혜, 못 참겠다는 듯이 일어난다.

은혜 : 이 교실에 너희만 있니? 조용히 좀 해!

현정 : 웃기고 있네! 니가 뭔데?

은혜 : 나? 난 이 반의 주인이다.

민경 : 니가 주인이면 우린 손님이냐?

은혜 : 너흰 기생충들이야!

용호 : 뭐야? 너 말 다했어!

길성 : (일어선다) 그래 넌 정말 나쁜 놈이야!

어떻게 친구에게 그럴 수가 있니? 넌 상대방의 약점을 감싸주긴 커녕 그걸 이용했어!

난 너에게 구역질이 나!

현정·민경 : 이건 또 뭐야? 이젠 별게 다 날뛰네!

반장 :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일어난다) 조용히 해!

현정이, 민경이 너희들 부끄러운 줄 알아!

용호 너, 너 땜에 짤릴 지도 모르는 창우 생각이나 해 봤니?

난 지금까지 나만 생각했어! 그래 난 나빴어!

하지만 너흰 더 나빠!

너흰, 너희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선한 마음까지 망치고 있어!

너희에게 조금이라도 사람다움이 남아있으면 반성하란 말야!

현정이 패거리 할 말을 잃었다는 듯이 딴 곳을 보며 빈정거린다.

길성 : (관객석을 보면서) 여러분! 우리 친구 창우를 찾아 봅시다.

창우는 아마 지금쯤 후회하면서 학교 주변을 맴돌고 있을지 몰라요.

아니 여러분 바로 여러분 마음 옆까지 와선 말 못하며 서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여러분의 창우를 보거든 제 편지를 꼭 전해주세요.

창우에게

우린 활이야.

구부려짐이야.

어른들은 쉽게 변하지만

하지만 우린 끝까지 끝까지 부러지지 않는 억센 활이 될 거야.

그래서 너를 하늘로 높이 높이 날아가게 해줄께

넌 화살이잖아!

꿈을 향해 날아가는 너를 즐거움으로 바라볼 수 있게

제발 돌아와 줘.

우린 친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