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따         

나오는 사람들

종 섭(왕따 당하는 학생)

상 권(왕따 주동 학생)

찬 수(상권을 따르는 학생)

병 철 (종섭과 친구였으나, 입체적인 인물)

준 혁 ( `` )

민 규(종섭과 같은 동네친구)

정 우(종섭반 급장)

민 우(종섭반 부급장)

승 현(선도부)

진 형(선도부)

지 나 (서울에서 전학 온 학생)

철 우(활달하고 까부는 친구.)

상권아빠(아들에게 공부를 강요)

상권엄마(과잉보호)

종섭반 담임

체육 선생님

1999년

동해중학교

제 1막 1장

무대 신학기가 되어 새 반과 새 담임 선생님을 만나, 종섭은 자기가 새로 배 정 받은 방으로 향한다. 종섭의 반은 1반이라, 다른 반과 따로 떨어져 구석에 위치하고 있다. 종섭의 반은 낡은 나무결 문에 열때마다 삐거 덕 삐거덕 소리를 내는 문이다. 커다란 창문사이로 봄기운이 스며 들 어올 만큼의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대고, 새로 만나는 친구들은 늦게 들 어오는 종섭이를 새 담임 선생님인줄 알고, 문위에 분필 지우개를 놓아 둔다.

종섭 (숨을 헐떡 거리며 달려온다. 3학년 1반 교실앞에 다가와 책가방을 다 시 잡아 메고 왼손을 죽 뻗어 문을 연다. 그러자, 분필가루와 함께 요란 하게 분필 지우개가 종섭의 얼굴에 떨어진다. 콧구멍으로 분필가루가 떨 어지고, 밀가루라도 뒤집어 쓰기라도 한 모습으로 어안이 벙벙해서, 그 자리에 서 있다.)

상권 하하하하하, 저, 저 인간 저거 뭔데, 웃겨 죽겠다. 하하하,

(의자를 제쳐서 웃으면서, 종섭에게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왁자지껄 웃어 제낀다.)

찬수와 반 학생 모두 하하하,

(상권이 웃으면서 종섭을 무시하는 말투를 꺼 내자, 찬 수가 책상을 두드리면서, 웃는다. 그러자, 일제히 반 학 생 모두 웃는다.)

(한참 웃고 있을 때, 정장스타일의 옷을 입은 여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그러자, 한참을 웃어대던 반은 일시에 조용해 진다.)

담임 왜 이렇게 소란스럽지? 종섭이는 얼굴에 왜 분필 가루를 뒤집어 썼지? 너희들, 종섭이한테 어떻게 한거야? 첫날부터 너희들! 종섭아, 괜찮아?

(출석부를 창가에다 놓아 두고, 양손으로 종섭이의 윗 교복과 얼굴을 털 어 준다. 그때 방송에서 조회한다는 음성이 들린다.)

조용히 하고, 운동장으로 나간다. 줄은 조회대에서 왼쪽편 스텐드 앞에 줄선다. 키 작은대로 줄서는 건 다 알지?

반 학생 일동 네에,

담임 그럼, 빨리 나가자, 아참 종섭아, 너도 빨리 털고 줄서라,

(모두 밖으로 뛰어 나간다.)

운동장에서...

(두 명씩 키 순서대로 늘어선 학생들은 제각기 조회를 지루해 한다.)

학생1 더럽게 덥네.

학생2 지루해 죽겠네.

등, 등. . . . . .

(학생들 모두들 각자의 예기를 하며 따분합을 달래고 있다.)

찬수 상권이, 상권이! 아까 그 분필가루 다 맞은 놈, 이름뭔데? 근데 아까 대 끼리 우끼더제?

상권 찬수, 저 쪽에 꺼벙한 놈 온다. 아직 다 털지도 못했다. 뭐, 저런 인간 이 다 있는데, 진짜 희한한 놈이네, 잘 봐

(종섭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야! 야,

(종섭이를 부른다.) 어라 저 멍청한 놈이 들은채도 않하네.

(가까이 다가서며,) 야, 내말이 말 같잖나? 어?

종섭 니 누군데?

상권 이 새끼야 죽을래? (종섭의 왼 팔을 주먹으로 한 대 친다.)

종섭 왜 때리는데?

상권 (다리로 종섭의 옆구리를 세게 찬다.)

종섭 (울면서,) 왜 때리는데?

상권 (웃으면서, 종섭을 흉내낸다.) 왜 때리는데?

종섭 (계속 울면서,) 아까도 니가 그랬제?

상권 (찬수와 다른 친구들을 처다보며 웃는다.) 아까도 니가 그랬제?

종섭 (머리로 상권의 배로 달려든다.)

상권 (종섭이 밀어들어 뒤로 자빠진다.)

찬수 (종섭에게 달려들어 발로 찬다.)

상권 (다시 일어나 교복을 털고, 종섭의 옆구리를 발로 찬다.)

(이때 담임선생님이 달려 온다.)

담임 너희 셋, 왜 싸웠어? 얼핏 보니까, 상권이하고 찬수가 종섭이를 때린 것 같은데, 어떻게 된거지? 종섭아, 너부터 말해봐,

상권 저희가 종섭이를 괴...

담임 종섭이 보고 먼저 말하라고 했는데, 상권아,

상권 (실룩거리며, 종섭이와 담임에게 눈을 흘긴다.)

종섭 (끄윽 끄윽 느끼면서, 코를 들이킨다.) 제가, 흑흑 왜, 흑흑 싸웠냐면 오 늘 아침에, 흑흑 늦게 와서부터, 흑흑 문을 열자마자, 흑흑 분필 지우개 가 떨어졌는데, 흑흑 상권이가 했다고 해서, 흑흑...

상권 (말을 자르며,) 저희가 않 했는...

담임 종섭이가 말하고 있잖아,

종섭 저는 그냥, 흑흑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흑흑 엢엢(기침을 한다.) 있었는데, 상권이가 가까이 와서, 아무, 흑흑 이유도 없이 저를 때려서 싸웠~후, 크우윽(코를 들이킨다.)~습니다. 흑흑,(계속 울고 있는 종섭)

담임 종섭이는 화장실 가서 세수하고 와, 울지말고,(종섭이는 화장실에 간 다.) 종섭이 말이 맞니?

상권 아니, 저 그게 아니고,

담임 변명하지 말고, 맞습니다. 아닙니다만 말해.(눈에 힘을 주고 상권을 처 다 본다.)

상권 (찬수를 힐끔 처다 본다.)

찬수 네.(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담임 장난도 심하면 않 좋다는 거 알지? 이번에도 장난으로 시작했지? 힘이 약하거나 친하지 않다고 따돌리지 마, 알겠지? 새 학년 올라 오자마자, 선생님한테 혼나면 기분 않 좋지? 좋아, 않 좋아? 응?

상권 않 좋아요(점점 작게)

담임 다시 한번 이런 일 없도록 해, 알겠지? 공부도 잘하는 녀석들이 그러면 않되지, 선생님 말 알겠지?

상권과 찬수 네.

담임 그럼 1교시 준비해. 어서 교실로 가,

상권 별 재수 더러운 놈 때문에 우리까지 담탱이 한테 찝히고, 아 씨,

찬수 선생님이 잘 타일렀잖아,

상권 그래도 샘이 우릴 어떻게 보겠냐? 첫날부터 짜증스럽게, 아 씨,

찬수 확, 왕따나 시켜버릴 까보다, 씨

상권 그래, 확 왕따 시켜 버리는 거다. 두고 보자, 재수없게 생겨 가지고, 꺼 벙한 놈.

교실에서...

(1교시 마치고 쉬는 시간, 상권이 헛 소문을 퍼트린다.)

상권 아까 종섭이란 놈 있잖아, 그 인간이 선생님한테 막 아부떨고, 온갖 재 수 없는 소리 다 까발리는 거 있지?

병철 그럴 애가 아닌데,

찬수 (병철의 옆구리를 살짝 주먹으로 치며,) 니가 어떻게 아는데?

병철 친구니깐, 알지.

상권 그런 놈한테 친구가 다 있었나?

(상권과 찬수, 그 주위의 아이들이 떠들어 대면서, 웃는다. 병철의 얼굴은 빨개 진다.)

철우 (창문을 내다 보다,) 야, 야, 야 그 인간 온다.

병철 (걱정스러운 눈으로) 종섭이?

상권 얼굴은?

철우 시뻘건데, 머리카락에 아직도 덜 떨어진 분필가루가 있다.

상권 그 새끼 오기만 해 봐라,

(종섭이 뒷문을 열고 들어 온다.)

상권 (자리에서 일어서 종섭에게로 다가간다)야, 니 땜에 찬수랑 내랑 샘한 테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아나?

종섭 (고개를 숙인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상권 야, 이게 또 내 말 무시하네, 귀 썩었나! 진짜 죽을래,

(살짝 종섭의 왼 뺨을 친다.)

종섭 미안, (점점 작게)

철우 야! 야! 로보캅 온다.

정우 이번 시간 체육 시간이가?

(철우와 상권, 종섭이는 빨리 자기 자리에 들어가 앉는다.)

정우 차렷, 경레,

반 전체 반갑습니다.

체육선생 이번시간 체육이제?

반 전체

체육선생 지금 담임 선생님이 자리배치 짜주시고 가셨니?

반 전체 아니오.

체육선생 그럼 이거 어떻게 않은건데?

정우 그냥 마음대로, 짝지 하고 싶은 사람끼리 앉았습니다.

체육선생 그래? 그럼 내가 자리배치를 하겠다. 불만 없제?

반 전체 네,

체육선생 우선 키 순서 대로 앞으로 나온다. 빨리 실시.

상권 (찬수에게) 내 찬수랑 짝지 되야 되는데......

체육선생 (자리를 배치해 주며 손짓을 한다.)

너는 여기, 너는 이쪽 줄 세 번째, 상권이랑 종섭이랑 키가 또 비슷 하네, 이줄 뒤에서 두 번째줄에 앉아라, 또...

상권 저 찬수랑 앉고 싶은데요. (머리를 긁으며,)

체육선생 안돼, 너희 둘이 같이 앉혀 놓으면, 떠들어 대서 않된다.

상권 (실룩거리며, 종섭을 째려 본다. 그리고, 칼로 책상을 그으며, 종섭에 게,) 야 니, 이선 튀어 나올 때 마다 내껀지 알아리, 알겠제?

(종섭의 물건들이 상권의 책상에 넘어 오거나 선을 넘으면 모두 자기가 가져 가겠다는 뜻.)

종섭 그런게 어딧노?

상권 죽을래? 아, 방금 손가락 튀어나왔디, 경고다.

종섭 손가락 튀어나오면 어쩔건데?

상권 따지지마라, 새끼야

종섭 알았다. (점점 작게)

제 1막 2장

다음날... 학교

담임 오늘 서울에서 한 친구가 전학을 왔다. 친하게들 지내도록 하고, 자기

소개해라.

지나 (약간 어색하게 손짓을 하며, 서울 말씨 억양으로,) 난 서울에서 온 지 난데, 잘 지내자.

담임 종섭이 뒤에 자리가 비네, 저기에 앉아라, (종섭이 뒷자릴 가리키며,)

(지나는 아무말 없이 담임에게 인사하고 종섭의 뒷자리에 가서 앉는다.)

(대여섯의 아이들이 지나를 애워싼다.)

찬수 서울에서 왔다며?

지나 (거드름을 떨며,) 아까 담탱이말 못 들었나?

철우 서울은 좋나?

지나 흥! 너 바보아냐? 서울이나 부산이나 마찬가지지. 무슨 서울이 다른 나라나 되니? 쓸데없는 말하고 있어.

철우 서울에서 살다 왔다고 더럽게 째고 있네.

지나 (철우의 멱살을 잡으며, 계속 거드름을 떨며,)

부산 촌놈, 이게 뭔지아나?

(연예인 싸인을 스크랩 해놓은 작은 스크랩북을 꺼내 보여주며,)

정우 어, 이거 누구 싸인인데? (스크랩북을 한장 넘기며,)

민우 이거 김희선꺼 아니가?

지나 손 좀 치워라. (스크랩북을 빼앗으며,)

상권 아 이씨... 병신들아, 닥치고 좀 있어라. (뒤에 있는 교대를 처다보며,)

지나 왜 욕하고 그러는데? (서울말씨로...)

상권 (큰 소리로,) 잠 좀 자자!

지나 (혼잣말로...) 지가 먼저 씨비 걸었으면서...

상권 (일어나 뒤를 돌아보며,) 확 따시킬뿔라,

지나 왕따 시켜봐라.

상권 니 서울에서 몇등 했는데?

지나 니보다 공부 잘한다. 네가 알 필욘 없잖아? (서울 말씨로)

상권 재수 없게 서울 말씨로 씨부리고 있노? 누가 니 공부 잘하는지 물어 봤나? 싸움 잘하냐고, (뒤통수를 한 대 치며,)

지나 죽을래? (서울말씨로 멱살을 잡는다.)

상권 이거놔, (크게 뿌리치며, 홱 돌아선다.)

철우 이거 와이라카노? 좋은기 좋은기지, 야들이 사람 치근네,

(살살거리면서, 까분다.)

(지나를 둘러싼 친구들 웃는다.)

지나 (철우를 노려보며,) 까불지 마.

(이때, 쉬는 시간 종이 친다.)

지나 (상권에게 다가가, 서울말씨로 조용히,) 니가 우리반 짱이라며?

상권 (의외의 표정으로,) 짱?

지나 (상권의 등을 살짝 치며,) 담배하나?

상권 담배? (순간 놀랐으나, 이내 태연한척 시늉을 하며,)

지나 않 피나? (두 손가락으로 담배피는 척 하며,)

상권 (내심 당황해하며,) 피, 피지, 당연히...

지나 화장실 가자,

상권 왜?

지나 한 개피만 빨게,

상권 (애써 자연스레,) 그, 그래.

찬수 (상권에게,) 어디가,

상권 (못 들은척 하며,)

지나 (상권의 어깨위로 얹은 왼팔위로 뒤돌아 째려본다.)

찬수 (흠짓 놀라, 입만 벌리고 있는다.) 저엄마, 저거 뭐야?

(뒤늦게 소리치지만, 상권과 교대는 없었다.)

철우 뭐야, 무슨 일이야, 찬수. (촐싹대며,)

찬수 비켜! (철우를 밀치며, 제자리에 앉는다.)

철우 (비틀거리다 중얼거리며,) 젠 또 왜 저래?

화장실...

무대 냄새난다. 화장실은 소변보는 곳 다섯칸과 여섯개의 허름한 문으로 가 려진 더러운 수세식 변기로 되어있다. 바닥은 흙탕물이 여기저기 고여 있고 여섯 개의 문중, 세 개는 잠겨 열리지도 않는다.

지나 (아직 상권의 어깨에 왼팔을 올려 놓고 있다.) 지금은 두 개비 밖에 없 다. 내일 독한걸로 많이 가지고 올게,

상권 여기 들어가자. (첫번째 문을 연다. 그러자, 파리들이 날아다닌다.) 우, 쒸 재수없어. (화장실에서 얼른 얼굴을 빼고, 발로 문을 쾅 차버린다.)

지나 (입도 벌리기 싫다는 듯, 이빨을 꽉 문 채로 옆칸을 보며 말한다.)

여기 좋네.

상권 괜찮네. (여전히 입을 오므리고 말한다.)

상권 (화장실 문을 닫고, 둘이서 담배를 꺼낸다.) 빨리 내꺼 하나도.

지나 (호주머니에서 담배 두개비를 꺼내며,) 기다려봐.

상권 우리 이거 피고 있는데, 샘이 옆칸에 들어오면 우짜노?

지나 (괜히 거드름을 떨며 서울말씨로,)

야, 그렇게 쫄면 이거 피지도 못한다. 자, 조용히 하고 이거나 물어.

상권 (지나가 물리는 담배를 문다.)

(지나가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고, 저도 담배를 핀다.)

상권 우케케켁, 아후,

(한동안 연기를 빨아들이면서 피우다, 이내 목을 내쥐며, 기침을 한다.)

지나 촌놈아, 첨이지? (조롱하듯 실눈으로 웃으며...)

상권 (지나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벌거 아니네. 첨치 곤 괜찮은 거지?

지나 (대답없이 계속 담배만 핀다.)

종섭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화장실 문 넘어로 올라오는 담배 연기에 흠뾵 놀란다.) 어 저거 담배 연기 아닌가?

지나 (상권에게, 쉬쉬거리며 조용한 소리로) 꺼, 꺼 선생 온거 같다.

상권 (얼른, 담배를 변기에 버리고, 문을 빼꼼히 열어 선생인지 확인한다.)

지나 (선생이 아니고, 종섭인줄 알고 안심한다. 문을 열고 나서서 종섭에게 말한다.) 이, 씨발끄야.

종섭 (잔뜩 긴장한채, 지나와 상권을 번갈라가며 쳐다본다.)

상권과 지나 (욕을 하며, 종섭의 배와 등을 때린다.)

종섭 하지마.

상권 깜짝 놀랐다아이가! (뒤통수를 때린다.)

지나 나는 너 같이 재수 없는 왕따 새끼는 첨이다.

제 1막 3장

무대 휴일에 오랜만에 (준혁, 병철, 종섭)은 PC방에서, 네트웍게임을 하고 있 다. 구경하는 학생들과 게임등을 하는 학생들로 꽉 차있다.

종섭 스타 한겜 할까? 삼대삼 아이스 헌터 데이, 내가 방 만들게.

병철 또 스타할거가? 이젠 질린다. (종섭에게,) 그나저나, 니 요즘 우리 반 분위기 쪼차 이상하지 않터나?

종섭 (흠짓하며, 딴말을 한다.) 방만들어 놨다.

준혁 (병철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맞다. 요즘에 서울놈 있다 아이가, 나는 쪼금 별로던데,

종섭 (휴~ 한숨을 쉬며 힘없이,) 나도 좀 별로더라.

병철 아니, 금마 말고, 왕따 시키는 놈 예기 말이다.

종섭 (다시, 흠짓 놀라다 입을 연다.) 빨리 겜이나 하자, 시간 간다.

준혁 (또 병철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그래, 나도 들었다. 상권이가 누구 따 시킨다더라,

종섭 (조금 큰 소리로, 놀라서 다그친다.)

빨리 겜이나 하자. 방 만들어 놨다니깐!

준혁 왜 화를 내는데?

병철 (종섭에게,) 혼자해라, 준혁이랑 내는 질려서 이제 스타 않한다. 준혁이, 델타포스할래? 렌보할래?

준혁 렌보 하자, 니가 엄호 좀 해도.

종섭 그러면 내가 씨디받아 올께. (기 죽은 듯이 작게.)

준혁 (종섭의 말을 무시하며,) 병철이 좀 잘해라, (겜 예기들... 잡담...)

종섭 (고개 숙인채, 화장실로 간다.)

병철 준혁이, 우리 좀 심한거 아니가?

준혁 몰라, 은근히 지도 지가 따당하는거 알긴 알거야,

병철 종섭이 처럼 은근히 따당하는걸 뭐라 하는지 아나?

준혁 몰라,

병철 은따란다.

(종섭은 씨디를 받는 카운터에서 PC방에서 친구를 만난다.)

민규 헤이! 안녕!

종섭 넌 누구야?

민규 난 새로 이사 온 민규라고 해.

종섭 안녕, 그럼 너 우리 학교 다니겠네.

민규 무슨 학교? 동해중?

종섭 (고개를 끄덕인다.)

민규 아니, 난 동래중학교에 다니게 됐어. 어쨋든 잘지내자.

종섭 그래. 학교 어때?

민규 아직은 잘 모르겠다. 깡패같은 애들이 좀 있는 것 같긴 하던데... 너는?

종섭 (회피하려는 듯 눈을 내리깔고,) 난 그런데 신경 않써.

민규 만나서 반갑다. 이건 내 명함이야.

(컴퓨터로 만든 색깔 있는 명함을 건넨다.)

(민규와 종섭은 각자의 컴퓨터에 앉는다.)

제 2막 1장

무대 상권의 집. 상권의 어머니는 요즈음 더욱 나빠진 상권의 태도에 미심쩍 어 상권을 부른다. 상권은 무대 중앙에 앉아 TV를 보고 있고, 거실에는 고급스러운 몇 개의 가구들이 있다.

상권엄마 (상권에게 부드럽게 애 다루듯이,)

얘, 우리 아가! 요즘 무슨 일 있쪄?

상권 (무시하며, TV를 보면서 크게 자지러지듯 웃는다.) 아, 하하하.

상권엄마 엄마가 묻잖아, 요즘 무슨 일 있어? 응? 상권아?

상권 (대답없다.)

상권엄마 뭘 그렇게 잼있게 보시나? 우리 아들.

(그때, 상권의 아버지가 온다.)

상권아버지 (상권엄마에게,) 나 왔어,

상권엄마 (TV를 보고 있는 상권의 눈치를 살피다가 상권아빠에게로 다가가 귓속말을 한다.) 상권이가 좀 이상해요.

상권아버지 (신발을 벗으면서,) 뭐가 이상해?

상권엄마 (귓속말로,) 좀 조용히 해요. 다 듣겠어요.

상권 (아버지를 힐끔 처다보다가, 다시 TV를 본다.)

상권아버지 (양복 윗도리를 벗으며 TV를 끈다.)

상권 (상권아빠를 힐끔 처다본다.) 우, 쒸!

상권아버지 (훈개하는 말투.) 빨리 공부해.

상권 (대답없이 한번 힐끔 째려보다, 방으로 들어간다.)

무대 상권의 방. 책상옆에 컴퓨터가 있고, 맞은편에 침대가 있다.

상권 (책상서랍에서 만화책을 꺼내들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만화책을 다시금 키득키득 웃는다.)

상권아버지 (문을 열며, 상권을 본다.)

이 자식이, 뭐 하는거야? 공부하라고 학교에 보냈더니, 만화책이 나 보는 짓꺼리야?

상권 (만화책을 홱 던지며 침대 밑으로 내려서더니, 눈을 까내리고 중얼거린 다.) 씨발.

상권아버지 (화가난 듯이 큰소리로.) 뭐야? 너 막나가는구나. 이놈이 아버지 앞에서......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잇지 못한다.)

너 오늘 학원 다녀 왔어?

상권엄마 (다급히 문을 열며 상권의 어깨를 끌어 안는다.) 상권아, 괜찮아? 여보, 왜 그래요.

상권아버지 (상권엄마에게,) 당신은 좀 빠져!

상권엄마 (계속 상권을 안아 얼굴을 어루만진다.)

상권아버지 (화가나서,) 여보! 당신이 그러니까, 애가 저 모양이지!

상권엄마 내가 뭐요?

상권아버지 애 한테는 손끝하나 대지 않았다구! 부자지간에 이야기 좀 하려 니, 당신 왜 그래? 애 망치려고 그래? 당신 때문에 애새끼 성격이 저 모양이잖아.

상권엄마 뭐라고요?

상권 또 시작이군!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간다.)

(상권아버지와 상권엄마의 큰소리는 밖에 까지 들린다. )

밖으로 나온 상권.

상권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 지나에게 전화한다.) 지나가?

지나 상권이?

상권 그래, 내다.

지나 왠 일인데? 담배나 빨래? 우리집에 아무도 없는데,

상권 너희 집은 너무 멀고, 지금 학교 앞인데, 담배 많이 가지고 온나.

지나 알았어.

10분뒤...

지나 (담배 한 개피를 벌써 입에 문 지나는 쫙 달라붙는 쫄바지와 현란한 용 이 그려진 라운드 티를 입고, 발가락에 낀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상권 에게 다가간다.) 헤이, 상권!

상권 의상 죽이는데, 그건 그렇고, 치사하게 혼자 먼저 담배물기가 어딨냐?

지나 (웃으며,) 불만이냐? 여기 많어. (주머니에서 한갑을 꺼낸다.)

(상권과 지나는 웃으며, 담배를 꺼내들고 입에 문다.)

제 2막 2장

학교... 쉬는시간

지나 (웃으며, 종섭에게 다가간다.) 야, 왕따.

종섭 (한번 처다보고, 고개를 숙인다.)

지나 이게 사람말이 말같지가 않은 가보지?

종섭 (힘없이,) 왜.

지나 손 좀 쫙 펴봐.

종섭 왜? (시키는대로, 손가락을 펴 책상에 댄다.)

지나 혹시 송곳 찍기 놀이라고 아나?

(책상위에 있는 종섭이의 손을 톡톡 치며,) 상권이, 송곳 좀.

상권 찬수 송곳 없나?

찬수 여기있다. (자기 필통에서 송곳을 꺼내 지나에게 준다.)

종섭 (손을 얼른 집어 넣는다.)

지나 다치는거 아니닌까, 손 좀 줘봐.

종섭 왜? 니 손으로 해라.(작게)

지나 뭐? (큰 소리로,)

(반아이들이 조용해 지고, 웅성웅성 거린다.)

지나 (종섭의 왼손을 끌어 당기며,) 않 다친다니까, 새끼가 겁이 많아!

상권 (종섭에게 다가가며,) 내가 잡고 있을게.

찬수 (종섭의 뒤통수를 치며,) 이건 손가락만 넓게 벌리면 않 다친다니까.

종섭 (마치 도와달라는 표정으로, 준혁과 병철을 한번씩 처다본다.)

준혁과 병철 (종섭과 눈이 마주치자, 눈을 돌린다.)

종섭 (눈을 감고 있는다.)

지나 (손가락 사이를 번갈라 가면서, 송곳으로 책상을 찌르다가, 손가락을 한 바퀴 돌릴 때 즈음 종섭의 중지의 살을 조금 찍는다.)

종섭 아! 아야 (중지를 거머쥐고, 가슴팍으로 당겨 소리를 내지른다. 피가 뚝 뚝 책상으로 떨어진다.)

모두 (화들짝 놀라지만 감히 종섭의 곁으로 나서지 못하고 지나와 상권이의 눈치나 살핀다.) 괜찮나?

지나 (전혀 개이치 않은 듯이)

아, 아깝어라. 잘할 수 있었는데, 아깝다.

상권 (약간 놀랐지만, 지나의 표정을 보고 이내 다시 태연한 척,)

자식, 손가락은 굵어가지고,

종섭 (상권과 지나가 뒤돌아 화장실로 가자 노려보다, 급히 휴지로 손가락을 감싸 쥔다.)

제 2막 3장

놀이터의 그네...

무대 놀이터의 중앙에 그네가 있다. 종섭과 얼마전 새로 이사온 민규는 그 그네에 앉아 다리만 흐느적 거린다. 몇가지 놀이기구들이 그네들을 둘러 싸고 있다.

종섭와 민규 (고개를 숙이고 다리를 내내 흔들고 있는다. 그러다, 민규와 눈 이 마주 친다.)

민규 무슨 일 있어?

종섭 응? 무슨 일이라니, 요즘 니네 학교에 깡패들은 어때?

민규 뭐, 별거 아니더라고, 나한테는 별로 시비도 잘 않걸고, 생각보다는 괜 찮은 애들인 것 같애. 사실 겉만 보고는 사람 판단하기 좀 그렇잖아,

(둘은 한동안 조용히 하다가, 그네를 휘휘 탄다.)

민규 니네 학교는?

종섭 몰라, 분위기가 별로야.

민규 분위기가 별로라니?

종섭 뭐 그런거 있잖아. 반에서 좀 까진 녀석들 말야.

민규 누가 너 괴롭히기라도 해?

종섭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두 손을 악수하듯 모아 비빈다.)

민규 (종섭의 손을 보며,) 어. 너 손이 왜 그래?

종섭 뭐, 별것도 아냐.

민규 너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었는데, 니가 말했던 까진 녀석이랑 한판 붙기 라도 했었나 보지?

종섭 아니.

민규 그럼 뭐야? 어서 말해봐.

종섭 휴,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한동안 말이 없다.)

종섭 사실은. . . . . .

민규 . . . 사실은?

종섭 축구하다가 자빠졌지 뭐야. 참 웃기지. (어색하게 웃는다. 다시 한숨~)

민규 (종섭에게 무슨 일이 있는가를 예감. 그러나, 이내 민규도 종섭을 위해 억지웃음을 보인다.) 하~ 꺼벙하기는, 우리 여기 앉아만 있지 말고 집에 들 가자. 숙제 해야돼. (그네에서 일어선다.)

종섭 그래. (종섭도 그네에서 일어선다.)

제 2막 4장

학교 교실...

지나 (상권에게로 다가가,) 상권이, 우리 화장실까지 갈 필요 없고, 그냥 여 기서 피자,

찬수 (놀라며,) 맛갔나? 그러다가 샘이라도 들어오면 어쩔래?

지나 (역시 상권에게,) 점마들 보고 망 좀 보라지 모.

상권 (고개를 끄덕이며, 철우를 시켜 망좀 보라고 한다.) 철우!

철우 (살살거리며, 상권에게로 다가와,) 왜?

상권 우리 여기서 담배 좀 피울거거든,

철우 (화들짝 놀라,) 뭐?

지나 조용히 해라, 임마!

철우 (얼른 입을 다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권 샘들 오나, 않 오나 망 좀 봐라.

철우 알았다. (속삭거리는 목소리로,)

찬수 야, 화장실 가서 피우는게 낫지 않을까? 걸리면 죽음이야.

상권 그럴까?

지나 괜찮다. 괜찮아, 뭐가 그렇게 쨔식이 쫄고 난리야?

(지나와 상권은 담배를 꺼내 들고 불을 붙힌다.)

2분후~

지나 (찬수 앞으로 담배갑을 들이대며,) 너도 피울래?

찬수 난 싫어. (정색을 하며,)

지나 뭐 어때? 너도 이미 집에선 신경 끈 놈이고, 학교에서는 문제아잖아.

찬수 그래도 난 싫어. (지나의 말에 신경질적으로 대답하고, 교실 뒤쪽으로 나간다.)

지나 점마 저거 와 저라노?

상권 (찬수를 잡으러 문을 나선다.)

지나 (상권이 문을 나서자,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찬수 저 인간 나한테 뭔가 불만 있는게 틀림없어. 언제 한번 상권이를 잘 구슬리면 찬수쯤은 밥인 데... 아참! 정우, 민우, 선도부 둘이 일루 와봐!

(정우, 민우, 승현, 진형을 불러 말한다.) 너희들도 한번 펴 볼래?

정우 (약간 긴장한 듯이.) 괜찮은데.

지나 뭐, 그럼 할 수 없쥐. 너희들 내말 잘들어. 우리반 왕따가 누구지?

민우 (기죽은 듯이,) 종섭이...

지나 (연방 담배 연기를 뿜으며,) 알긴 아네. (조용한 소리로,) 그럼, 찬수란 놈, 주먹 좀 돼냐?

승현 몰라.

지나 그럼, 너희 넷 나 오늘 담배핀거 말 않할거지?

진형 알았어.

지나 역시, 공부 잘 하는 녀석들이니, 머리하난 잘 돌아 가는군.

상권 (입에 물던 담배를 창가에다 버리고, 찬수를 쫓아가 부른다.) 찬수, 찬 수! (대답없이 계속 걷기만 하는 찬수를 보고,) 찬수!!! (크게,)

찬수 (자신의 왼팔을 잡은 상권의 팔을 뿌리치며 상권에게 말한다.) 놔라!

상권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왜 괜히 신경질이냐고!

찬수 니 아나?

상권 뭘? (큰 소리로,)

찬수 지나가 오고 나서부터 다른 애들이니 정말, 더럽게 싫어하는 거 아냐고! 너 많이 변했디.

상권 내가 지나하고 좀 어울리니까, 샘나냐?

찬수 병신같은 소리 집어쳐라,

상권 (다시 찬수의 팔을 잡으며,) 어디가,

찬수 꺼져라.

상권 왜 그러는지 이유나 알자!

찬수 옛날엔 내랑 니랑 같이 붙어 다니면서, 우리반에도 뒤통수를 한 대씩 갈겨도 그 애들이 우리더러 뭐라 하더나?

상권 도대체 니가 뭐가 불만이고, 내가 뭘, 뭘 잘못했...

찬수 (상권의 말을 끓으며,) 내말 아직 않 끝났다.

상권 (화를 내며,) 뭔대?

찬수 담배냄새나 삐질삐질 풍기고 다니고, 예전엔 공부라도 했지만, 지금은 어때, 완전히 너, 니 인생 포기했냐? 그리고 너, 종섭이 말야, 그 예긴 관두자. 이거 놔! (상권의 팔을 뿌리친다.)

상권 (아무 말도 없이 충혈된 눈으로 한곳만 시선을 두고 있다. 찬수의 말을 생각하다, 교실 에 걸린 거울을 처다본다. 잠시, 거울을 주시하다, 불끈 주먹을 쥔다.)

지나 (교실 뒷편의 상권을 보고,) 찬수놈은?

상권 (지나를 보는 눈빛을 달리하여 처다보다, 이내 주먹을 풀고 다시 웃는 기만 한다. 찬수의 말을 개이치 않으려, 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지나 자! 여기 앉아라, 한방 더 피우자.

철우 (다급하게, 짧게 다그치듯이,) 샘! 샘! 온다.

지나 (놀라 불도 끄지 않은채로, 창문에다 던지며, 종섭에게로 뛰어간다.)

이것 좀 갖고 있어. (담배갑과 라이터를 건내며,)

상권 (역시 놀라지만, 종섭의 옆자리에 앉아 태연한 척한다. 그러나, 지나 의 행동을 보고 약간 기분이 상한 듯이 찡그리며,) 야 이걸 왜 종섭이한 테 주는데?

지나 (한심한 듯이,) 야 그럼 이 형님이 들고 있으랴?

(종섭에게,) 좀 보관해 달라는데 떫냐?

(담임 선생님 등장.)

지나 (허둥대다 상권의 뒷자리로 간다.)

담임 어,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정우 (놀라 지나를 처다본다.)

지나 (당황한다. 정우에게,) 빨리 인사해 (작게)

정우 차, 차렷!

담임 잠깐 급장, 남자 선생님이 왔다 가셨니?

정우 (고개를 숙인채,) 아니요.

담임 급장, 부급장, 선도 일어나봐.

(정우, 민우, 승현, 진형은 일어선다.)

내가 오기 전에 누가 담배라도 피웠니?

정우, 민우, 승현, 진형 (대답 못 한다.)

담임 네명은 엎드려 뻐치고 나머지는 책상 위에 올라가서 꿇어 앉아!

(정우, 민우, 승현, 진형은 엎드리고, 모두들 책상위에 올라선다.)

지나 (중얼거린다.) 씨발 저 병신 같은 급장 놈 죽을려고 환장했나?

종섭 (지나에게 담배갑과 라이터를 손에 쥐고 몰래 넘기려고 한다.) 자, 받아 라. 내가 이거 왜 가지고 있노?

담임 (큰 소리로 소리치며,) 거기 조용히 못해. 이대로 밤새 봐라. 어디서 쪼 그만 녀석들이 담배질 들이야! 이런 놈들은 제자가 아니다.

지나 (중얼거리며,) 지랄한다. (이번엔 종섭의 등을 주먹으로 치며,) 죽고 싶 나?

종섭 (고개를 숙인다.)

지나 (역시 중얼거리며 종섭에게,) 어것들 다 니해라.

담임 눈감어.

(학생들 눈을 감기고, 체육 선생님을 부르러 문을 열고 나간다.)

지나 갔냐? 갔어?

상권 (고개를 끄덕인다.)

지나 (책상에서 내려와,) 종섭의 머리를 한 대 후려친다.

종섭 (머리칼을 움켜내며, 지나를 처다본다.) 아야!

지나 (종섭이 떨어뜨린 담배와 라이터를 쥐어주며,) 이것들은 니꺼니까, 니가 자수를 하던 뭘 하든 니 꼴리는 대로해라.

종섭 (조심스럽게 반 아이들을 둘러본다.)

준혁과 병철 (종섭이 자기들 쪽으로 눈빛을 돌리자, 눈을 감고 눈을 처다보 지 않았다.)

종섭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철우 (창문에서 얼른 고개를 때내어,) 샘! 온다. 샘!

지나 (얼른 자기 책상 위에 올라가 꿇어 안는다.)

담임 누구야? 누가 창문 밖으로 고개 내밀고 있었지?

철우 (손목만 빼꼼히 보이게 손을 든다.)

담임 (차분하게,) 철우 나와.

철우 (겁먹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책상에서 내려온다.)

담임 (화를 내며,) 빨리와!

철우 고개를 숙이며, 선생님 앞으로 다가간다.

담임 (교탁 옆의 매를 집어 들어,) 손바닥 펴

철우 (불호령에 간신히 손바닥을 펼친다.)

담임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척!

철우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윽 윽 윽

(체육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담임 (때리 던 것을 멈추고,) 오셨습니까, 우리반 애들이 다들 착한데, 담배 를 피우는 녀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나 (중얼거리며,) 재수 없네.

체육선생 어린 것 들이 담배나 피우고, 당장 옥상으로 집합!

옥상...

체육선생 엎드려 뻗처!

(모두들 엎드린다.)

체육선생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 보자. 누구든지 불기만 하면 아니, 바른대로 자수하면 눈 딱 감고 모른척 해 줄터이니, 일찍 대답하는게 니들 신 상에 좋을 거다.

10분 뒤...

체육선생 좋다. 너희들 그렇게 버티기만 한다 이거냐?

지나 (자신의 오른쪽 옆에 엎드려있는 종섭에게 말을 건넨다.) 씨발놈아, 자 수 해라.

종섭 (아무말 없이 이를 꽉 다물고 있다.)

지나 니가 했다고 해라니까, 괜히 더 고생하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라.

종섭 (여전히 아무말 없이 부들부들 거리는 팔목으로 버틴다.)

(그때, 누군가가 풀썩 엎어진다. 체육선생은 그 애를 앞으로 불러내어 엎드리게 했다. 그 애는 비틀비틀 일어나, 다시 엎드렸다.)

지나 (겁을 주며,) 괜히 고생하지 말라니깐, 니 한번 죽어 볼래. 체육선생이 무섭나? 내가 더 무섭냐?

상권 (지나에게) 너무 그러지 마라.

지나 아, 그럼 나보고 자수 해라고?

체육선생 조용히 해!

(모두들 다시 조용해 진다.)

40분 후...

체육선생 너희들한테 정말로 실망 했다. 솔직히 말할 용기가 그렇게도 없냐? 전부다 똑같은 녀석들이군. (화를 내며, 횅하고 나간다.)

제 3막 1장

기합 받은 날 놀이터...

(그네에 앉은 종섭과 민규)

민규 무슨 일있어? 얼굴이 않 좋아 보여. 오늘 기합이라도 받았어?

종섭 응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소리로,)

민규 뭐 땜에?

종섭 (호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낸다.) 이것 때문에...

민규 너 담배 펴?

종섭 (말 없이 고개만 젓다가,) 나 사실 우리반 왕따야.

이~ 씨발 (울먹 이며,)

민규 (아무말 없이 그네만 설렁설렁 흔든다.)

종섭 (울먹이며,) 난 싸움도 못해. 그렇다고 똑똑하지도 못해. 왜 그런거 있 잖아, 주먹만 있는 놈들이나 양아치들은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녀석들 한테는 빌빌 대면서, 나 같은 놈들은 저희들 밥이야.

(결국 흐느끼며 운다.)

민규 그럼 너한테 누명 씌우려고 했구나.

종섭 그래, 난 아무말도 못했어. 왜냐하면 난 기합받는 것 때문에 정신이 없 어서, 없어~ 끄윽~ 서, 서, 서 그 놈들 말들을 정신도 없었는데, 그 자식 들은 끝내 끄윽~ 자기들이 피웠다고 말하지 않, 않, 하~, 았는데, 데. . . .

민규 울지마, 니가 할말은 다 했어?

종섭 나, 난 끄윽~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어. 그런데, 그놈들이 날 내 일 보자고 하더라고. . . 그, 그 래 서, 서. . .

민규 내일 니가 그 녀석들을 만나면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애? 넌 아마 니 얼굴에 상처가 날까봐, 친구들 앞에서 더욱 왕따 당할까봐, 쪽팔리고, 무섭고, 그래서 아무말도 못할걸 그렇지. 깡패놈들은 깡패일 뿐이야, 니 너의 전부가 그 양아치, 깡패 새끼들 뿐이야?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 녀 석들을 위해 너는 지금 울고 있어. 내일이 않 왔으면 좋겠지? 겁내지 말 고 부鞹쳐보란 말이야. 겁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

종섭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지마. 넌 왕따도, 이지매 당하지도, 않잖아! 씨,

민규 (다시 차분하게,) 나도 왕따한테 들은 이야기야. 너 연예인들 중에 왕따 였다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다는 걸 알어?

종섭 (의외에 표정을 지으며,) 그건 왜?

민규 너 가수 김경호가 학교 다닐 때, 왕따 였다는거 알어?

종섭 알게 모야?

민규 그렇게 두드려 맞던 김경호가 요즘 잘나가는 락가수가 됐잖아, 김경호 가 그러더라, 할말 다 해라고, 니가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니가 괜히 겁 내기 때문이야.

제 3막 2장

기합 받던 날 오락실에선,

(지나는 상권의 집에 전화해, 오락실로 나오라고 한다.)

무대 담배연기 자욱한 좁은 지하 공간에서 지나와 상권은 중앙에 삐닥하게 건들거리면서, 서있다. 그 사방으로는 오락기계들이 마구 즐비하고, 깡패들 같이 생긴 녀석들, 양아치들이 많이 있다.

지나 담배 한 개비 필래?

상권 끓었어.

지나 담배를 끓어? 너 같은 굴뚝이 담배를 끓어?

상권 (약간 화난 듯이,) 뭐?

지나 너 찬수 때문에 아직 맘에 걸려 있는 거냐?

상권 (대답없다.)

지나 찬수가 뭐라하든?

(주위 사람들의 욕설들과 잡담들이 오고 가며, 담배연기 자욱하다.)

상권 (약간 귀찮은 듯이,) 뭐라 하긴 별 말 없더라.

지나 (담배를 두 개비 꺼내어, 새 라이터를 꺼내 든다.) 자~ 피워,

상권 끓었다니까,

지나 그러지 말고 피워봐, 오랜 만에 피워보고 싶은 생각 없어?

상권 저리치워.

지나 알았어. 야 그럼 이 라이터 너 할래? 이거 몇 십만원 짜리야,

상권 싫다니까, 오늘 종섭이 한테 니가 조금 심하긴 했어.

지나 뭐 그런 일 가지고 그러냐? 난 또 내가 뭘 잘못 한 줄이나 알았네.

상권 뭐? 그런일 가지고? (화를 낼뜻한 분위기로,)

지나 (살살거리면서,) 아, 미안, 미안 (중얼거리면서,) 지가 첨에 왕따 시켰으 면서...

상권 (꽤 큰소리로,) 뭐?

지나 아니, 아니

상권 됐으니까, 날 왜 불러냈어?

지나 내가 혼 내 주고 싶은 녀석둘이 있어.

상권 누군대?

지나 둘이 있는데, 한 녀석은 내가 상대할 수 있는데, 하나는 내가 좀 상대 하기가 그래서, 너한테 좀. . .

상권 그게 누군데?

지나 종섭이하고, 찬수.

상권 뭐? 종섭이는 그렇다고 쳐, 그런데 찬수는 왜?

지나 너 찬수하고 나하고 누굴 선택 할 거야?

상권 이건 누굴 선택할 문제가 아니잖아.

지나 (딴말로 돌리는,) 아, 아 그건 나중에 예기하고 우리 스트레스나 풀러 가자.

(지나와 상권은 거리를 쏘다니며, 노래방으로 오락실로 쉴새 없이 돈을 써 댔다.)

제 3막 3장

대단원

다음날... 학교 점심시간

지나 (종섭에게 다가간다.) 야, (툭하고, 종섭의 어깨를 친다.)

종섭 (일어나서 말한다.) 왜 처!

지나 이게 정말, 십분뒤에 옥상으로 나와,

종섭 왜? 내가 나가야 하는데,

지나 이 자식이 (종섭의 얼굴을 내리치듯 주먹을 날렸다.)

종섭 (퍽 소리와 함께 쓰러진 종섭은 볼을 어루만지다가, 다시 일어나 지나 를 노려본다.)

(모두들 일어서 두 사람을 둘러싼다.)

지나 이 새끼가 (또 한번 같은 곳을 후려 쳤다.)

종섭 (눈을 뜰수 없을 만큼 아파왔지만, 책상을 집고 다시 일어나 지나를 노 려본다.)

지나 이게 미쳤나, (이번엔 배를 치려 주먹을 앞으로 쭉 뻗자, 종섭의 머리가 갑자기 지나의 배를 파고들었다.)

종섭 (이번엔 두눈을 꼭 감은채로, 고개 숙이고 지나에게 달려 들었다.)

(지나 위에 종섭이 깔아 뭉개자, 지나는 다시 몸을 옆으로 돌려, 종섭을 왼발로 밟듯이 걷어차기 시작했다. 모두들 지나의 눈빛에 아무도 접근 하지 못했다. 겁이 나서인지, 승현이와 진형이 역시 구경꾼중에 하나였다. 정우와 민우는 선생님께서 언제 오시나만 노심초사 할 뿐이었다.)

찬수 저 지나 저놈 너무 한거 아냐, (달려가 지나의 멱살을 잡아 끌어 내어 둘을 갈라 놓았다.)

지나 (찬수에게) 씨발놈아, 니는 뭔데!

찬수 (좋은 말로,) 니가 너무 심했다.

지나 (찬수의 멱살을 잡으며,) 니가 선생이라도 돼나?

찬수 (역시 같이 멱살을 거머 쥔다.)

지나 이 개새끼야!

찬수 (이를 앙 다문채, 지나를 멱살 잡은채로 옆으로 내동댕이 친다.)

지나

찬수 (지나에게 다가가, 지나의 멱살을 다시금 잡는다.)

지나 상권이, 상권이, 뭐해!

(반 학생 모두들 일제히 조용해 진채로, 눈길이 상권이 쪽으로 몰린다. 찬수 역시 상권을 처다본다.)

지나 씨발놈, 너는 이제 죽었다.

찬수 (벽에 바싹 기대어 있는 지나를 더욱 모서리로 몰아갔다.)

상권 (천천히 찬수에게 다가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찬수 너는 참견 하지 마라.

찬수 상권이 너, 결국 저런 야비한 놈하고 한 패냐?

상권 니 말 다 했나? (순간, 상권의 주먹이 찬수의 복부로 퍽 하고 날아든다.)

찬수 (고꾸라진다.)

종섭 상권이 너야 말로 참견마라.

(말이 떨어지자 마자, 지나에게 잽싸게 덤벼든다.)

(둘은 책·걸상을 넘어 뜨리며, 뒤엉킨다. 종섭의 머리가 책상에 부鞹쳐, 이마에게 피가 흐르고, 지나의 입술에서도 피가 난다.)

상권 야! 그만해, 그만 (소리를 버럭 버럭 지른다.)

지나 (종섭을 깔고 앉아, 멱살을 잡고 오른팔을 치켜든다.)

상권 (지나의 처든 팔을 잡고 일으킨다.) 이제 우리 이런 일 끝내자.

지나 저런 더러운 놈한테 이 꼴을 당하고도 참아?

상권 (숙인 고개를 들며 조용한 목소리로,) 더러운 놈은 바로 너야.

(반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니가 나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잖아.

지나 니가 전부 다 원했잖아.

상권 아니야. 니가 날 꼬셨어. 담배도, 반항도,

(이때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담임 뭐가 어쩌고 어째? 담배에다, 싸움까지 참 잘한다.(반어법) 따라와. 너 희 모두.

지나 (선생님이 나가자,) 저 씨발 으이그 확!

모두 고개를 숙이고 선생님을 따라간다.

교무실...

무대 많은 선생님들이 있고, 간혹 몇대의 컴퓨터와 에어컨도 있다.

담임 누가 먼저 피우자고 했지?

(둘은 아무말도 없다.)

담임 좋아, 그럼 너희들 성적은 포기했니?

(지나는 역시 대답이 없다.)

상권 아닙니다.

상권 이제부터 잘 하겠습니다. 이제 뭐가 옳고 그른지 알 것 같습니다. 죄송 합니다.

담임 저번에 혼이 났으니까, 이제 않 피울 걸로 믿겠다. 그럼 가봐. 그리고 지나는 대답을 하지 않으니, 선생님과 더 예기를 해야 겠구나.

지나 (고개를 숙인다.)

교실...

상권 (교실로 올라오니 찬수가 어느새 일어나, 상권을 노려보고 있음을 눈치 챈다.) 미안해.

찬수 벌써 다 잊었어.

종섭 (상권에게,) 나 이제 왕따 않 당하기로 했다.

상권 그래, 너한테도 정말 미안해.

종섭 이제 피하기만 하지는 않을 꺼야.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지킬 거야.

찬수 (약간은 풀린 눈초리로,) 지나는?

상권 (약간 불안해 하다가 웃으며 말한다.) 몰라, 그런 놈 다시 서울로 올라 가겠지. 나도 선생님께 고백 할게 있어.

종섭 나도...

(웃으며 상권과 종섭은 교무실로 향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