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신판 별주부전

때 ： 까마득한 옛날 이런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곳 ： 제1막 용궁
제2막 숲 속
제3막 용궁

　

♣ 나오는 이들

: 용왕, 왕비

자라, 문어, 고래, 꽁치, 꽃게, 오징어

토끼 1(큰형), 토끼2(작은형), 토끼3(막내), 토끼4(왕초)

산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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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면 흥겨운 잔치마당, 궁녀들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고 단위 중앙에는 용왕과 왕비가 즐거운 마음으로 말을 주고받고 있으며, 좌우에는 백관들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왕은 어딘가 불편한 모양이다. 흥겨운 음악과 무용이 진행되는데 갑자기........

우리도 함께 놀아보자구.

신하들: 예이!(신나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용 왕 : 아! 아! (용왕 춤추다가 쓰러진다.)

일 동 : 용왕님! 용왕님! (무용이 중지되고 무대가 술렁인다.)

문 어 : 용왕님, 이게 어인 일이십니까?

병환이 어떠신지 저희들에게 자세히 이야길 해주시면...

왕 비 : 오! 문어 장군!

문 어 : 문어? 아니 제가 문어같이 생겼습니까?

왕 비 : 뱀장어와 비슷한데 보기에는 문어 같소.

고 래 : 용왕님? 어디가 어떻게 아프십니까? (걱정하듯)

용 왕 : 요즈음은 배가 쓰리고 아프오. 아 ∼∼(고통스럽게)

고 래 : 배가 쓰리고 아프다. 이건 틀림없이……

문 어 : 아니 틀림없이 뭐요? (놀라면서)

고 래 : 감기같은뎁쇼.

오징어 : 이봐요! 고래장군. 배가 아프시다는데 어떻게 감기요?

제가 보기에는 배가 아프니 신경통 같습니다.

꽃 게 : 아니, 뭐요? 어허, 아니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소.

용왕님? (부드럽게)

용 왕 : (귀찮은 듯) 응.

꽃 게 : 오른쪽 배가 아프십니까? 왼쪽 배가 아프십니까?

용 왕 : 아랫배가 아프오.

꽃 게 : (놀라며) 아랫배가? 그러면 신경통이 맞습니다.

왕 비 : 아니, 그런데 자라대사! 자라대사는 지금 무얼 하고 있소? 자고 있소?

자 라 : 하! 하! 하!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갑니다.

왕 비 : 그러면 이 병을 고치는 좋은 방법이 없겠소?

꽁 치 : 있긴 있습니다.

왕 비 : 아니, 있다니? 그게 무엇이오?

꽁 치 : (목에 힘주어서) 병에는 병으로 맞서야 합니다.

자, 병(병을 왕에게 준다.) 자 어떻소?

문 어 : (웃으며) 꼭 병든 용왕 같습니다.

※ 용왕 놀라 쓰러지며 옥좌에 눕듯이 기댄다.

고 래 : (쓰러진 왕을 보고 놀라며) 용왕님 아프다고 누워만 계시면 안됩니다.

용 왕 : (울듯이) 그러면 어떻게 하란 말이요?

고 래 : 누워만 계시지 말고 엎어져서도 계십시오.

꽁 치 : 용왕님,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왕 비 : 그게 뭐요?

꽁 치 : 스트레스도 푸실 겸 별장으로 옮겨 보시지요?

용 왕 : 아니, 이놈아! 용궁에 별장이 어디 있느냐?

꽁 치 : (어항을 내보이며) 이 어항속으로요.

왕 비 : 아니, 그런데 자라대사, 아직도 자고 있는 거요?

자 라 :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갑니다요.

오징어 : 원래 책대로 하면, 용왕님의 병은 토끼의 생간을 먹으면 낫는다고 하옵 니다.

문 어 : 그렇다고 하옵니다.

(의기양양하게) 그렇다면 제가 용왕님을 위해 …….

그런데, 그 토끼란 녀석이 어떻게 생겼습니까?

꽃 게 : 토끼란 녀석은 원래 이만하고(크게 손동작) 다리 알통도 볼록 볼록 하 다고 하더구만.

문 어 : 하! 하! 하! (꽁무니 빼며) 실례합니다.

용 왕 : 아니, 어딜 가려구.

문 어 : (비굴하게 웃으며) 산낙지와 데이트 약속이 있어서요.

용 왕 : 에잉 ! 그럼 꽃게 장군이 가도록 하시오.

꽃 게 : (울듯이) 전 팔목이 꼬이고 온 삭신이 노곤한게 아무래도……

왕 비 : 아무래도 뭐요?

꽃 게 : 아무래도 두통 같습니다.

왕 비 : 이 핑계 저 핑계 누가 가겠소? 내게 좋은 생각이 있소.

머리가 가장 좋은 자를 토끼 잡으러 보내겠소.

내가 지금 내는 문제를 잘 맞추어주기 바라오.

(왕비 무대 중앙으로 나온다. 백관들 일시에 긴장한다.)

자네!(고래에게) 자넨 수리탐구 영역. 5×5는?

고 래 : 5×5는? 이십……(생각중)

왕 비 : 그래, 이십……

고 래 : 이십이! (자신 있다는 듯이)

왕 비 : 땡! 틀렸네. 24일세. 자넨 탈락! 그럼 자네! (꽁치에게)

자넨 외국어 영역!

몽셸통통, 몽셸통통의 뜻은?

꽁 치 : 몽셸통통? 찐빵!

왕 비 : 조금 틀렸네. 정답은 통통만두일세. 그럼 자네! (오징어에게)

우리 판소리에는 춘향가가 있고, 심청가가 있고 또?

오징어: (손을 높이 쳐들고 큰 소리로) 정답!

(의기 양양하게) 하여가! (손으로 V자를 그리며 자신만만해 한다)

왕 비 : (안타까운 듯) 아! 아깝네! 정답은 마징가일세.

(자라에게) 자! 이젠 자네 혼자 남았네. 참! 자넨 이름이 뭐라고 했지?

자 라 : 자라이옵니다.

왕 비 : 오! 이럴 수가! 맞았네! 맞았어! 자라.

자네가 가서 토끼를 잡아오게.

자 라 : 아니,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다시 해요.

용 왕 : (벌떡 일어서며) 아니, 이런 녀석이.

다시하라구? 내가 누구야?

자 라 : 아, 그거야 용왕님이시지요.

용 왕 : (왕비와 즐거워하며) 맞았네! 맞았어! 내가 용왕 맞아!

자네가 가서 토끼를 꼭 잡아오게.

자 라 : (주저앉으며) 아!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나 갔을 텐데.

1막 끝.

막이 오르면 왕초 토끼가 상수 바위 위에 머릿짐을

하고 누워 있을 때 토끼 세마리가 급히 등장한다.

토끼 1 :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거야?

토끼 2 : 글쎄 그 사냥꾼이 총을 이렇게 겨누면서 가장 살찐 토끼가 어디 있느냐 고 묻잖아!

토끼 3 : 그래서 어떻게 했어?

토끼 2 : 그래서 큰 형집을 가르쳐 주었지

토끼 1 : 뭐라구?

토끼 3 : 큰 형, 큰 형 난 둘째형같이 큰형 집을 가르켜주는 그런 짓은 안할꺼 야!

토끼 2 : 그러면?

토끼 3 : 난 둘째형 집을 가르쳐 주겠어.

토끼 2 : 아니, 뭐라구?

토끼 1 : 그러면 안돼, 우리 삼형제는 단결해야지, 단결. 단결 !

(폼을 잡는다.)

토끼 2 : 그런데 큰형, 사냥꾼이 우리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지?

(세 명이 서로 눈치를 본다.)

토끼 1 : 하, 하, 하 이몸이

토끼 2,3: 아니 큰형이? 큰형이 말했단 말이야?

토끼 1 : 아냐, 난 말 안했어, 정말이야.

토끼 3 : 정말 말 안했어?

토끼 1 : 그냥 글로 써주었지.

토끼 2,3: 뭐라고, (토끼 1 잡으러 쫓아간다.)

이때 자라 등장, 토끼 화상을 둘둘 만 종이를 어깨에 줄로 매고 마치 총을 맨 사냥꾼 같다. 도망하던 토끼 1과 만나자 유심히 살피며 토끼 화상을 편다. 마치 총을 겨누는 모양과 같다.

기겁을 한체 서있는 토끼, 살살 뒤로 꽁무니를 뺀다.

자 라 : (아래 위를 살피며 계속 전진)

토끼 1,2,3 : (뒤로 살살 후퇴, 자라 화상과 비교하기 위하여 화상을 펴는데 토끼 기겁을 하면서 달아난다.) 엄마야, 토끼 살려.

(그 사이, 상수의 토끼 4, 웃으며 일어나고 사냥꾼 화상을 펴들고 토 끼 4를 맴돈다.)

자 라 : 아니 토선생, 토선생이 아니십니까?

토끼 4 : 토선생이라니 창피하게.

자 라 : 그럼 뭐라고 부르죠?

토끼 4 : 선생님이라고 불러, 선생님.

자 라 : 아 예, 그런데 토선생님. 선생님을 뵈니 물찬 제비는 저리 가라 입니다.

토끼 4 : 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당신 누구요?

자 라 : 난 물 속에 사는 별주부이온대 요번 용궁 잔치에 당신을 특별 초대 가 수로 모시기로 했소.

토끼 4 : 하, 그래요?(으시대며 노래를 부른다.) 너를 위하여 걸어서 하늘까지?

걸어서 하늘까지? 아니 그런데 난 걸어서 물 속까지 갈 수가 없소.

아마 물에 빠질 거요.

자 라 : 그런건 염려 마시고 따라 오시오.

무대 앞쪽으로 와서 이동할 때, 무대 조명 아웃되고 스포트 라이트, 그 들을 따라 다닌다. 헤엄치는 흉내를 내며 무대 옆으로 이동한다.

자라,토끼 4 : 보골 보골 보골 보골

토끼 4 : (객석을 가리키며) 아니, 저기 보이는 무리들은 무어요?

자 라 : 아, 저기 보이는 것은 멍게, 저기 왔다 갔다 하는 무리들은 해삼,

바로 요 앞의 우글 북적대는 무리들은 말미잘들이요.

토끼 4 : (무대 밑을 빤히 쳐다본다) 하, 안경낀 말미잘

자라, 토끼4 : 보골 보골 보골 보-

2막 끝

무대 상단 중앙은 비어있고 좌우에 백관들 도열, 용궁 무용이 펼쳐지 는데 토끼 중앙 하단에 초조히 앉아 있다. 이윽고 용왕, 왕비 등장.

용 왕 : 머나먼 용궁까지 오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았소, 나는 동해바다 용왕 이요.

토끼 4 : (놀라며) 아니 용왕님 이시라구요?

용왕님 무슨 오해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왕 비 : 오해라니, 무슨 말이오?

토끼 4 : 소인은 심봉사의 딸 심 청이가 아니옵니다.

용 왕 : 심 청이라(크게 웃는다.)

토끼 4 : 효녀 심 청이 아버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인당수에 몸을 던져 이곳 까지 왔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사옵니다.

왕 비 : 하, 하, 하 심청은 벌써 왔다 갔느니라.

(일동 비웃듯이 따라 웃는다.)

문 어 : 하, 하, 하, 이 어리석은 토끼야, 용왕님의 병을 고치려면 네놈의 생간이 필요하다는 구나. 하,하,하,(일동 웃음)

용 왕 : 토끼란 녀석이 귀엽게 생긴데다 토실 토실 한 것을 보니 간덩이도 오동 통통 살 쪘겠는 걸, 하, 하, 하,

여봐라,어서 토끼의 배를 가르고 간을 꺼내라.

토끼 4 : 내간을!+++++++++++++++++++++++++++++, 아니되옵니다.

용 왕 : 안되긴 뭐가 안돼, 내가 된다.(토끼 몸을 움츠리며 피한다.)

고 래 : 용왕님, 제게 한번 맡겨 보십시오.

왕 비 : 오, 고래대사, 그대가 한 번 해 보시오.

고 래 : 전 최면술에 자신이 있습니다. (토끼 앞에 가서) 하, 엄마 앞에서 짝짜 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도리도리 짝짜꿍, 골리앗.

간 내놔라, 간 내놔라 (토끼 반응이 없자, 고래, 무엇인가 하 고 있다.)

용 왕 : 아니 뭐하고 있소?

고 래 : 홧김에 내 간을 꺼내고 있습니다.

용 왕 : 에이, 지지리도 못난 놈.

꽁 치 : 용왕님, 원래 토끼란 놈은 감정에 약합니다. 눈물로 한번 해결해 보이겠 습니다.

용 왕 : 오, 꽁치대사, 그대만 믿겠소.

꽁 치 : 토끼야, 토끼야 (울먹이며) 간 내놔 간, 응, 간 내놔 간 응.

토 끼 : (노려본다.)

꽁 치 : 아 글씨, 간 내노랑께.

토 끼 : 못 줘 (꽁치 놀래 자빠진다)

꽁 치 : 못 줘? (용왕에게) 못주겠다는데요.

일 동 : (안절부절)

오징어 : 용왕님, 저런 녀석은 주물러 줘야 합니다.

왕 비 : 오, 오징어대사, 오뉴월 복날 개 패듯 패서라도 간을 꺼내 오시오.

오징어 : 예. (토끼에게로 어슬렁 간다.) 네놈이 바로 토끼냐?

토 끼 : 그렇다 이놈아.

오징어 : 그렇다 이놈아? 좋은 말할 때 간 내놔.

토 끼 : 못 줘.

오징어 : 못 줘? (오징어 다리로 툭툭 치며) 이래도 못 줘?

토 끼 : 죽여도 못 준다.

오징어 : 죽어도? (오징어 다리로 목을 감는다) 이래도?

토 끼 : 마음대로 해 보시지.

오징어 : 허허, 이놈이 간덩이가 부었구만.

꽃 게 : 뭐? 간덩이가 부어?

용왕님, 저 녀석은 간덩이가 상했답니다.

용 왕 : 허허, 병하나 치료하기가 이다지도 힘들다더냐.

이왕 죽을 몸 부은 간덩이, 상한 간덩이가 무슨 대수냐.

여봐라, 저 녀석을 깔아 문데구, 아작을 내서, 패대기쳐 간을 뽑아 대령 시켜라.

토 끼 : 잠깐, 사실은 난 간을 빼놓고 왔소이다.

자 라 : 네 놈이 그런 꾀를 부리는 줄을 책을 통해서 다 알고 있느니라.

여럿이 달려들 찰나, 무대 섬광이 번쩍이며, 요상한 음악과 함께 산신령 이 등장하며, 모두 놀라 나자빠진다.

음악과 모두 율동: 산할아버지 나무를 하다가 너무더워 수영을 하다가 지가 나서 물에 빠졌네. 산신령이 나타나셨네. 펑펑, 뭉게뭉게 뭉게뭉게

산신령: 이 금도끼가 네도끼냐?(금도끼를 내보이며 용왕에게)

용 왕: 아닙니다.

산신령: 그럼,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감 독: 캇, 엔지 산신령 너 지금 '금도끼 은도끼' 하는 거여. 그건 옛날 대사여. 정신 못차리면 콱 잘라버려. 다시 레디 액션!

산신령 : 용왕은 들으시오.

용 왕 : 다, 당신은 누구요?

산신령 : 나는 산신령이니라.

일 동 : 아니, 산신령이 물 속에?

산신령 : 여기서 산신령이란 산에 사는 신기한 영감이란 뜻으로 동서고금을 통하 여 만나 봤다는 사람은 아직 없고, 꿈속에서나 보일 똥 말똥하며,

요즈음은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하며 산신령들이 살만한 전국의 명산들이 뭇 인간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악취가 심하고 오염되어 몸 둘 곳이 없어진 산신령들이 사정없이 헷갈려 번지수도 못 찾고 이렇게 물 속에끼지 나타난다네.

일 동 : 그렇게 기막힌 사연이!

산신령 : 용왕은 들으시오.

무릇 생명체란, 명대로 살다가 조용히 가는 것이 도리이거늘 어찌 부질 없는 생명을 보존키 위해 살아있는 토끼의 생간을 먹겠다고 하느뇨? 에 이 벼룩의 간을 내 먹을 놈아. 지금, 토끼가 자라에게 납치된 사실을 안 지상의 토끼 마을에서는 자라와의 전쟁을 소재로한 "용궁에는 비상 구가 없다", "원초적 자라", "토끼는 따로 울지 않는다." 등등의 영화, 소설이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일부 철없는 어린 토끼들이 진짜로 간을 따로 떼어놓고 살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고 실제로 자기의 배를 갈 랐다가 참변을 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책임 이 용왕 그대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가?

용 왕 : 아니, 산신령님. 그럼 제 병은요?

산신령 : 네 이놈, 조용히 살다가 염라대왕이 부르면 총알같이 가는 것이 이치라 하겠다.

왕 비 : 아니 산신령님, 그러면 이렇게 병도 못 고치고 끝나는 겁니까?

대게 찝찝하구만유!

산신령 : 찝찝해? 그러면 안되지, 풀어야지.

자, 여러분들 이 찝찝한 기분 한바탕 신풀이로 풀어봅시다.

자, 레디 액 ----- 션.

신풀이 곡에 맞추어 출연자 전원 무대에 모여 한바탕 춤마당이 벌어지 며, 막이 내린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