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사이버 갤러리



달빛아래 찔레꽃 -망월동에서 찔레꽃은 언덕 너머 하늘가에 꽃상여 타고 가던 어머니 속눈썹에 맺혀있는 꿈 해마다 오월 그날이 오면 하늘로 올라간 별들은 땅으로 내려와 점점이 흰꽃되어 살아납니다 목마른 햇살 아래 길고 긴 황톳길 쫓기듯 터벅이며 찾아가던 망월묘지 이승과 저승 사이 번져가는 진혼가에 젖어있던 고갯길 따라 일렁이는 눈물로 피어납니다 쓰레기차에 실려 묻힌 흙무덤 곁에 밤새 뜬눈으로 지켜주었던 꽃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오랜 세월을 슬퍼하며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어둠 속의 반딧불처럼 하얀 꽃송이를 한웅큼씩 던져줍니다 달빛아래	저 언덕 너머에는 저 언덕 너머에는 매화꽃 피어있고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엄마 아빠 무덤에서 눈물 많은 누이는 뻐꾸기 소리가 되었네 피었다가 져버리고 머믈다가 떠나버리는 저 언덕 너머에는 멀고 먼 세월의 강을 건너 아롱아롱 눈물로 적시는 꽃잎 같은 그리움 있네 헤어져 떠나는 누이 머리에 슬픔의 봇짐을 이고 자꾸만 되돌아보네 흔드는 손짓에 파문이 일어 저 언덕은 사라져버리고 무덤곁엔 흔적없이 뻐꾸기 울음만 남았네


물위에 낮달 흐르듯 매서운 바람에 눈시울이 일렁거렸다 광주천을 따라 걷다가 물위에 낮달이 떠서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이 외롭게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꽃 그림자 아래 찬란한 꿈을 꾸었는데 붉은 가지에 퍼 올리던 꽃봉오리를 만져보았는데 잎 지운 나뭇가지를 때리는 삭풍을 만나 올 정월은 너무나도 춥고 허전하구나 나뿐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대책없이 어슬렁거리며 흐르는 물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빛이 만나는 자리마다 온기를 지피려는 몸짓은 어제의 일이 되었다 무너진 어깨 위로 진눈개비가 흩날린다 도시는 얼어붙어 침묵하고 있다 강둑에 움추리고 앉아 겨우내 아픈 상처를 지우려고 해도 물위에 낮달 흐르듯 마음은 진눈깨비에 휘날려 알 수 없는 공간 속에 흩어져 버리는구나.	어디로 갔을까 -박준 선생님을 생각하며 섬진강 강나루 자갈 섞인 모래톱에 인적은 간 곳 없고 빈 배만 놓여있다 강 너머 솔밭 흔드는 겨울바람 아무도 뵈지 않고 산그늘 물결 위에 흘러서 갈 뿐. 눈먼 딸아기 좋아하는 꽃향기 아름아름 하찮지만 싱싱한 들꽃으로 배삯을 받던 나룻배 사공 어디로 갔을까 태안사 연꽃 수술속 노오란 꽃가루 되었을까 눈먼 딸아기 눈이 부시게 빈들에 헐벗은 매화나무 끝가지에 맑게 흔들리는 접동새 울음 되었을까 피울음 가슴마다 붉은꽃 피게

경 력 및 약 력
1952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정치학 박사. 육군 3사관학교 교수, 주민자치연구소 이사장, 홍사단 광주 전남 평의회 의장, 광주광역시의회 초대·2대 의원 등을 거쳐 현재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으로 재직중. 98년 계간 시대문학>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문단에 등단하여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목우회 공모전 2회 연속 특선 등 서양화 작품활동. 주요저서로는 <한국민족주의와 지방자치(한마당1990)> <광주의 미래를 생각하며(한마당1990)> <광주의 미래를 생각하며2(한마당1994)> <5·18과 한국정치(한울2000)>등이 있음.




영실설경	봄의 향기


희망은 있는가	성지로 가는 길 / 30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