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두 作 / 五季_130x162cm_장지에 석채,분채_2010
 

  64 전남 순천생  전남대학교졸업
  중앙대학교대학원 졸업
  92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
  개인전 8  그룹전 및 초대전 170 여회  
  현재: 한국미협회원, 전통과형상전, 먹풀이회원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겸임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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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을 통해 발현되는 한국적인 미감

                                                                                
신 항 섭 (미술평론가)


 

요즈음 한국 미술에서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원색적인 그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컬러시대라는 말로 요약되는 현대인의 미적 감각 때문인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감각을 떠나서라도 강렬한 원색적인 색채가 한국인에게는 그렇게 낯설다거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오방정색을 기본으로 하는 화려한 원색이 일상생활 속에 깊이 침투되어 있는 까닭이다. 관혼상제에 쓰이는 각종 복식 및 그리고 전통적인 생활기물 속에서 원색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로써 짐작할 수 있듯이 어쩌면 원색적인 색채이미지의 그림이 한 시대의 감각으로 각광받으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임종두도 최근 수년 동안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를 도입함으로써 컬러시대에 부응하는 셈이 됐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영합하려는 어떤 의도도 없다. 다만 한국적인 것, 한국인의 미적 감각 및 정서에 부합하는 색채이미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를 구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그 원색적인 이미지는 황적청백흑의 오방정색에 근거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형태해석, 즉 조형언어는 평면적인 이미지를 따른다. 단청을 비롯한 전통적인 생활기물에 쓰이는 색채이미지는 대다수가 평면적인 이미지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의 작업은 어떤 식으로든지 전통적인 가치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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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에서 인물의 형태를 결정짓는 선은 대체로 직선적인 성향이다. 여성의 부드러움과는 다른 직선적인 이미지는 명쾌하고 명확한 형태미를 돕는다. 어느 면에서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고도 할 수 있다. 여성의 모습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가지는 것이다. 머리모양이나 골격 그리고 의상에서 여성임을 알 수 있을 따름이다. 그는 여성의 머리모양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다시 말해 사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이미지를 머리모양에다 대입시키고 있다. 머리카락 대신에 꽃을 비롯하여 물고기, 새 그리고 풍경 따위의 이미지가 들어앉는다. 이는 두뇌를 통해 각성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 즉 머리는 각성뿐만 아니라 상상의 자유를 구가한다. 상상은 창작의 모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머리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각성과 상상이라는 의식 활동을 암시한다.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을 대신하여 꽃 새 물고기 따위의 이미지가 들어서는 머리는 열린 의식의 통로이자 창이기도 하다. 인물이 존재하는 평면 공간과는 또 다른 이중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머리는 인물이 존재하는 화면공간 속의 공간으로서 바깥세상과의 소통의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머리는 상상의 세계가 보다 넓게 확장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상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공간인 것이다. 이렇듯이 그는 이중의 화면공간을 설정함으로써 조형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다 심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현대 채색화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 견실한 전통적인 미적 가치를 중심에 두면서도 다채로운 현대적인 조형성을 반영함으로써 시대감각에 일치하는 독자적인 형식을 만들어내고 있기에 그렇다. 민화적인 형태해석 및 오방정색에 의한 색채이미지, 그리고 평면적인 구성과 상징적인 내용을 적적히 조합하여 한국화의 현대화라는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예술지상주의에 충실한 가운데 형식과 내용이 일치하는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작품에 따라서는 단색주의에 가까울 만큼 실험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기존의 조형적인 질서에 맞서는 그만의 아름다운 회화적인 환상은 새삼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를 일깨워준다. 이와 같은 일련의 도전은 그 자신의 개인적인 형식미를 모색한다는 의미와 함께 한국화의 지평을 넓히는 결과로 구체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