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 이어서>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諸行無常).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산과 들, 강과 바다, 공기와 물, 그리고 그 속에서 사는 뭇 생명체들, 어느 것 하나도 무상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없다. 

  형이하학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로 인간 사회는 얼마나 변해왔고, 또한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가. 지나간 역사는 차치하고, 요즘의 변화양상을 보면 가히 소름이 끼칠 정도다. 당연히 그 속에 있는 개개 인간의 삶도 무상할 수 밖에.....

  그런데 한 개인의 그것은, 집단의 틀에 다름 아닌 한 사회의 그것보다 더욱 심하고 더더욱 불확실하다. 이치상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들은 인생무상을 그토록 한탄하면서 생을 마감한다. 

  인간이 그 생애에서 겪는 일은 일체가 고통 아니면 고통의 씨앗이다.(一切皆苦). 성장기 내내 시달리는 그 지긋지긋한 과외공부, 한정된 여건 속에서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나와 권속들의 생존을 확보하는 일, 성취와 탐욕실현을 향한 몸부림, 그러면서 겪는 수많은 갈등·알력·좌절, 그리고는 질병과 쇠락과 죽음. 어느 것 하나 고통 아닌 것이 없다. 

  어디 그 뿐이랴. 사랑에는 이별이 따르고, 횡재한 재산은 도둑들의 표적이 되고, 명예와 인기 주변에는 시기하는 무리와 저격수가 있고, 치솟은 주식 값은 추락하고.... 기쁨이란 그저 한시적인 환각일 뿐이다.

  고통은, 인간의 탐심과 진심과 치심(貪嗔痴)에서 비롯된다. 탐심(貪心)이란 탐욕 또는 부당한 욕심을 뜻한다. 돈과 권력과 명예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탐욕, 지나친 색욕과 식욕과 소유욕.... 그것들은 다 숱한 파탄의 원인이 된다. 

  진심(嗔心)이란 내 마음(ego), 내 이기심, 거스르는 상대를 무조건 미워하는 것이고, 치심(痴心)이란 진리를 모르는, 그리하여 지혜가 없는 무지(無智)의 마음이다. 가장 흔한 무지는 무상을 헤아리지 못하고, 마치 오늘의 상황이 내일에도 그럴 것으로 믿거나, 또는 현재의 이 상태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믿는, 그런 행동이다.

<다음 글에 계속>